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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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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산, 다시 만나기] 1일차. 출발 그리고 난바에서 보낸 오후 공항에서 공항으로 어느덧 5년 간 줄기차게 다닌 덕일까? 최근 몇 번의 여행에서는 캐리어를 꾸리는 것이나 아침에 일어나는 것, 리무진을 타고 공항에 도착하는 것까지 기계적으로 해내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버스를 타고 어스름녘을 달릴 때면 여느 때처럼 두근거리는 설레임이 올라오지만 예전보다는 시큰둥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디서 나는 그 감수성을 잃었을까? 나이의 계곡일까? 익숙함의 바다일까? 깔끔 떠는 분주함의 늪일까? 공항 도착이다. 다행히 오사카로의 비행기는 땅콩항공의 비즈라 (작년 가을 발권한, 유럽 마일리지 항공권의 마지막 여정이다) 줄도 안 서고 한 번에 여유롭게 체크인을 완료했다. 수속을 마치고 탑승 구역으로 들어오면 항상 바쁘다. 하반기용으로 구매한 화장품과 기타 제품들을 ..
[고야산, 다시 만나기] 출발전. 독일주택에서 시작된 여행 그 시작에 독일주택이 있었으니... 고야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은 바야흐로 2010년, 마지막 회사를 퇴사한 후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6월 말이었다. 지난 회사에서 친하게 지냈던 이안님의 첫 일본여행을 위해 그리고 홀로 돗토리 여행 후 달아오른 나의 여행열병을 잠재우기 위해 약 2주간의 오사카 도쿄 횡단 일정을 마련했고 그 여행의 시작점이 바로 고야산이었다. 전날 저녁 오사카 도착 후 무섭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간단히 난바 구경을 한 후 숙소에서 첫날 밤을 보냈고 다음 날 아직은 흐리지만 비는 그친 날씨에서 고야산을 방문했었다. (아래 사진은 모두 2010년에 촬영) 그때의 방문은 지금 생각해도 그야말로 최적기였다. 전날 무섭게 쏟아진 비 덕분에 높은 고도의 고야산은 그야말로 쾌적했고 무엇..
[여행기]돗토리현 홀로걷기 3장_유라...코난로드와 시골길의 매력 코난을 만나러 가는 길..코난을 아십니까?? 쿠라요시에서 꽤나 알찬 시간을 보냈지만, 유라행 기차를 올라타고 나서는 나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라카베도조군 부근을 돌아다니면서 산에서 부터 내려오는 바람에 꽤나 시달렸기 때문이다. 온전히 고요하게 산보했다기보다는 마치 소란스런 삽살개를 10마리 정도 끌고 다닌 것처럼 쉴새 없이 소란스레 내 주변을 훑고 다니는 바람과 동행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하여 조용한 기차 안에서 등 따시고 마음 편하니 자연스레 다음 산보지에 대한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코난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만화는 아니다. 특히 만화책으로는 본 적이 없고, 투니버스에서 해주는 애니메이션을 종종 봤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극장판 중 하나인 베이커가의 유령을 보고 꽤 재미를 느껴, 극..
[여행기]돗토리현 홀로걷기 2장_쿠라요시...빨간 기와와 흰 벽을 찾아 돗토리에서 쿠라요시까지 45분 간의 여유 돗토리에서 탑승한 기차는 10시 58분 발 로컬기차로 쿠라요시에는 11시 43분 도착이었다. 특급으로는 29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거리지만 요 녀셕은 여러 역에 서면서 자그만치 45분이 걸린다. 물론 빨리가면 여러모로 시간이 절약되어 좋긴 하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의 장점은 이런 여유가 아닐까 싶다. 마냥 기차에 앉아 지나가는 풍경과 작은 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들 말이다. 특히나 꼭두새벽부터 서둘러 움직이고, 지연되는 비행기 출발시간에 스트레스를 받고, 도착 후에는 궁금증 많은 세관원들과 일담을 나누는 등 정신 없는 오전을 보내고 난 다음이라 잠시의 휴식이 필요했는데 45분은 정말 딱 필요한 순간에 찾아왔다. ★ [참고] 돗토리에서 쿠라요시까지의 오전 기차..
[여행기]돗토리현 홀로걷기 1장_출발!! 서울에서 돗토리로 드디어 출발이다..인천 공항으로~ 비행기는 인천 공항에서 8시 10분 출발이었다. 다행히 여행 전날치고는 꽤 일찍 잠이 들어서 5시에 기상하여 아침 첫 리무진을 노렸다. 올해는 3월 중순인데도 유난히 추운 날씨가 계속되어 따땃하게 겨울 코트를 꺼내입었더니 새벽 바람이 많이 춥진 않았다. 건대 사거리에 위치한 리무진 정류장까지 요란하게 여행가방을 끌고 도착하니 다행히 첫차 도착 5분전이었다. 새벽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거리는 지나다니는 차들로 생각보다 꽤나 시끌벅적 했다. 리무진은 원래 잘 늦지 않는데 예정시간보다 늦어져서 약 10분 정도 사람이 많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차는 꽉 차 있었다. 맨 뒷 칸 두자리 남는 곳이 있어 손짐과 함께 몸을 싣고 꿈꾸듯 아련한 새벽의 서울을 달려 공항으로..공항으로.. 아..
[여행기]돗토리현 홀로걷기 0장_6박 7일의 설레는 사전답사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된 3월의 어느 날 홀로 훌쩍 떠나게 된 돗토리 여행. 사구라는 워너비 스팟을 드디어 가게 된다는 설레임과 함께 떠난 2박 3일은 아주 오랫만에 혼자 느긋거리며 다닐 수 있어 충만했고, 날씨와 상황에 따라 일정을 마구 바꾸는 변수로 지루하지 않았고, 소박하고 조용한 혹은 괴괴하고 신나는 길들과 만나 그저 걷고 걸을 수 있어 설레였다. 하지만 실제 내 여행의 시작은 3월 6일 돗토리와의 기막힌 조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대학 2학년 첫 배낭여행을 장장 3개월에 걸쳐 준비하던 그때만큼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매일의 충분한 시간들을 마음껏 활용하면서 장소와 일정을 충실하게 마련하였다. 약 1주일간의 그 시간이 2박 3일에 못지 않은 즐겁고도 조금은 피곤한 여정이었기에 이번 여행기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