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가 끝난지도 2주 째에 접어들었다..
원래는 좀더 일찍 관람작 리뷰를 작성하려 했는데..
영화들과 놀고 즐긴 5일여의 시간 동안 못했던 일들을 마무리 하느라 지난 한 주는 그리도 쉬이 지나갔다.
이 정도 쯤이면 짊어졌던 짐들은 정리되었고, 아직 머릿속에 그 즐겁고 설레였던 시간의 자취들은 남아있으니
리뷰를 쓰기에는 참으로 적합하다 싶다.
Day 1 - 7월 15일
첫째영화 11시 00분 : 그리고 놓쳐버린 <퍼펙트하우스>
그야말로 최악의 스타팅이었다. 벌써 몇번이나 갔던 부천영화제임에도 가는 시간을 왜 잘못 계산했을꼬..
이런 후회는 벌써 지하철을 탄 순간 시작됐고 그 이후로는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덜컥데는 지하철에 몸을 맡겼다.
도착시간은 11시 30분. 어찌 몸부림을 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만큼 늦어버렸다.
영화가 보여줄 조밀한 공포와 인도네시아라는 낯설음이 아직까지도 너무너무 아쉽다. 언젠간 어떻게서든 너와 만나겠어!
둘째영화 14시 00분 : 기대와 달랐지만 그보다 더 좋은 <불지피는 남자>
원래 스틸컷을 봤을 때는 동화적이면서 우화적인 느낌이 나는 작품이 아닐까 라는 기대가 있었다.
대표 스틸컷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었기 때문인데, 시작하자마자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살풍경하면서도
건조한 느낌에 살짝 걱정했다.
허나 왠걸, 현재 러시아가 아니 전세계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들 - 인종차별과 같은 근원적인 문제에서,
마피아와 정치인의 유착과 같은 사회문제 그리고 가족붕괴와 같은 개개인의 문제 등을 간간히 섞이는 블랙 코미디 속에
담담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내서 때로는 웃다가 떄로는 움츠러들다가 마지막에는 주인공 얏쿳의 비극에 절망했다.
특히 영화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어떤 목적에 의해 특정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이 상당히 비중있게 그려진다.
바스트 샷으로 여러 번에 걸쳐 아주 긴 시간을 할애하여 보여주는 이 장면에는 항상 러시아특유의 음악이 깔리면서
각 경우에 따라 고조되는 주인공의 감정을 아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셋째영화 17시 00분 : NAFF의 성과는 아니다! <허니 푸푸>
올해는 의외로 기대했던 모습과 다른 영화들이 많았다. <불 지피는 남자>도 그랬지만 <허니 푸푸>도 그러했다.
<불 지피는 남자> 기대와 달라서 너무나 좋았지만 <허니 푸푸>는 기대와 달랐고 영화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내가 영화제에서 관람할 영화를 선정하는 제 1 기준은 다양성이다.
그래서 들어간 영화가 바로 이 <허니 푸푸>인데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한 꼭지가 될 수 있겠지만
여러 부분에서 너무 아쉬웠다. 야심차게 쓰였을 감각적(이라 불릴 수 있는) 영상들은 식상하면서 또한 흐름을 깨뜨렸고,
이야기들은 서로 섞이지 못하고 걷돌았다. 많이 들어봄직한 어린 혹은 젊은 시절의 방황들은 많이 본듯하게 그려졌다,
그래서 참 지루했다.
넷째영화 20시 00분 : 4色매력 재기발랄! 그중 최고는 두번째 에피 <포>
부천영화제의 매력적인 상영작이라고 하면 모름지기 공포!
해서 매년 예매작 리스트업에는 공포 영화를 꼭 두 편 정도는 끼워넣는데 올해는 주저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공포 매니아들은 알겠지만 모름지기 공포는 짧고 굵게 여운을 남겨주는 것이 훨씬 기억에 오래 남기 떄문에
각각 다른 4편으로 구성된 <포>는 그러기에 최상의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상의 선택이기도 했다. 각 에피는 감독이 다른 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도 분위기도 정말 천차만별로
달랐고 그래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그중 단연 최고는 두 번째 에피소드였다.
싫어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가게에서 살 수 있는 그 기상천외하고 공포스러운 위시리스트는 아마 누구도
받고 싶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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